왜 우리는 얼굴에 집착할까? 외모에 담긴 진화와 심리학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여러분은 무엇을 가장 먼저 보게 되나요? 외모, 성격, 학벌, 재력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는 역시 얼굴, 즉 외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외모에 집착하는 걸까요?

외모에 대한 집착,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이 외모에 민감한 이유는 진화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외모, 특히 얼굴이 균형 잡혀 있다는 것은 곧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목구비가 제자리에 있고 균형이 잡혀 있다면 선천적인 질병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죠.

 

사실 얼굴의 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체적인 이목구비의 생김새보다는 얼굴의 비율이에요. 눈과 입 사이의 거리, 눈과 눈 사이의 폭이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죠. UCSD와 토론토대 연구에 따르면, 눈과 입 사이의 거리가 전체 얼굴 길이의 36%, 눈과 눈 사이의 거리가 얼굴 폭의 46%일 때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우리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얼굴이 단순히 눈, 코, 입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 흥미롭지 않나요?

눈이 중요하다? 생기를 확인하는 창구

사람의 얼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바로 눈이에요. 왜냐하면 눈은 사람의 생기를 보여주는 창구이기 때문이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눈이 인형의 눈에서 사람의 눈으로 점차 바뀌는 이미지를 보여줬을 때 실험참가자들은 사람의 눈에 가까워질수록 더 높은 호감을 보였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 최근 미용렌즈를 착용해 눈을 인위적으로 크게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렇게 커진 눈은 인형처럼 예뻐 보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사람다운 생명력이 부족해 보여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매력적인 각도와 닮은 얼굴에 대한 선호

사진 찍을 때 가장 예뻐 보이는 각도, 이른바 얼짱각도라는 게 있죠. 호주 뉴캐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려다보는 각도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남성은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힌 상태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더 멋져 보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 부부를 보면 서로 닮았다는 말 많이 하죠?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과 닮은 얼굴에는 성적인 끌림을 느끼기 어렵다고 해요. 영국 애버딘대학의 연구에서 자신과 닮은 얼굴은 신뢰감은 줄 수 있지만 성적인 매력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진화론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친족과의 관계를 피하기 위한 본능적인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거죠.

외모지상주의, 이제는 벗어날 때!

아름다운 얼굴에 끌리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더라도, 외모만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외모지상주의에 불과하다는 것, 다들 공감하시죠? 사람은 얼굴 외에도 성격이나 재능과 같은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요.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개들도 사진만 보고 주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하니, 그만큼 사람의 얼굴은 개성적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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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얼굴을 넘어 다양한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노력을 통해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